1.고지 하나가 만들어낸 전쟁의 흐름
6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며칠 전 초계기 추락으로 네 분의 군인이 순직하신 것을 보면서, 고귀한 희생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75년 전 6·25전쟁은 단순한 전투의 연속이 아니라 치열한 지형 싸움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백마고지 전투'는 이름만 들어도 그 격렬함이 느껴질 정도로 유명한 전투입니다.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읽어 봐야겠습니다.『6·25전쟁 현장 읽기』를 통해 알게 된 백마고지 전투는 단순히 고지 하나를 두고 싸운 전투가 아니었습니다.
전쟁 후반, 휴전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일 때에도 싸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누가 어느 땅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휴전선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고지를 지키거나 빼앗는 일이 곧 전쟁의 향방을 결정짓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백마고지는 강원도 철원에 있는 해발 395m의 고지입니다. 이곳은 주변 지형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1952년 10월, 국군과 중공군은 10일 동안 무려 12차례나 고지를 두고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국군 제9사단은 “죽으면 죽었지 물러서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싸웠고, 결국 백마고지를 끝까지 지켜내 ‘백마부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전투에 대한 사실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전략과 치열한 현실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전쟁은 단지 무기와 병력의 싸움이 아니라 지형과 심리, 외교의 싸움이기도 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2.휴전 회담 뒤편에 숨겨진 고지전의 진실
전쟁이 끝날 것처럼 보였던 1951년, 유엔군과 공산군은 마침내 휴전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지전이라는 새로운 전투 형태가 시작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휴전선이 어디에 그어질지를 두고, 서로 유리한 지형을 먼저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 전투 중 하나인 백마고지 전투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단순히 무기가 오가는 장면을 넘어 전쟁의 전략적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백마고지 같은 고지는 높은 지대에 위치해 시야 확보가 쉽고, 군사적으로 유리한 위치라 국군은 반드시 점령하고자 했습니다.
국군과 중공군은 이 고지를 두고 열흘 동안 수차례 전투를 벌이며, 하루에도 여러 번 고지의 주인이 바뀌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백마고지 전투는 단지 땅을 차지하려는 싸움이 아니라, 이후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군인들의 처절한 전투와 그 이면에 숨겨진 외교적 계산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학생의 눈높이로 보기에도 어렵지 않고, 전쟁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평소 당연히 여기는 평화가 얼마나 값지고 치열한 대가 위에 세워졌는지를 깨닫게 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3.백마고지가 우리에게 남긴 것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고지 하나를 두고 목숨을 걸었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6·25전쟁 현장 읽기』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전달해 줍니다. 백마고지는 그저 땅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요충지라는 것을 알려 줍니다. 이 고지를 차지함으로써 상대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전략적으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952년 가을, 이곳에서 국군 제9사단은 수차례 공격을 버티며 끝내 고지를 지켜냈고, 이는 우리 군의 사기와 국민의 희망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전투의 결과는 오늘날 비무장지대(DMZ)의 경계 설정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백마고지 전투 이후 고지는 탄흔으로 뒤덮였고, 지형조차 바뀔 만큼 엄청난 포격이 이어졌습니다.
책에서는 전투 당시 사진과 자료도 함께 제공되어, 당시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 속 인물들이 남긴 땀과 희생을 통해 지금의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백마고지를 단순한 전투 장소가 아닌, 한국전쟁과 한반도 분단의 역사적 상징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기억이 아니라, 그 기억을 평화로 바꾸려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대한민국 군인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