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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리뷰 - 편의점, 그 이상을 담다

편의점, 그 이상을 담다 『불편한 편의점』 리뷰 - 노숙자 독고가 편의점 야간 알바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감동 소설!!

1. 익숙한 공간에 낯선 시선을 던지다 – 편의점에서 마주한 '불편함'의 의미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은 그 자체로 '편리함'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김호연 작가는 이 일상적인 공간에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끌어들입니다. 서울 청파동에 자리한 작은 편의점. 이곳에 노숙자였던 ‘독고’가 야간 아르바이트로 들어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아준 인연으로 연결된 그와 염영숙 여사의 만남은 단순한 고용 관계를 넘어섭니다. 독고 씨는 말까지 더듬는 알코올성 치매 환자이지만, 그의 존재는 편의점 안에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이 편의점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정말 ‘편리’하기만 한 공간일까요? 아니면 오히려 우리가 불편함을 외면하는 장소는 아니었을까요?

2. 단절된 일상 속 연결의 기회를 만들다 – 에피소드로 그려낸 삶의 단면과 회복

『불편한 편의점』은 독특하게도 다양한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 시현, 가출한 남편과 단절된 삶을 사는 50대 오선숙, 매일같이 혼술을 하러 들르는 쌍둥이 아빠 경만 등,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이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엮여 갑니다. 중심에 선 독고 씨는 처음엔 낯설고 의심스러운 존재였지만, 말없이 도시락을 챙기고, 무례한 손님도 너그럽게 대하는 그의 행동은 점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각 인물은 독고와의 소소한 접점을 통해 자기 삶을 다시 돌아보고, 관계의 끈을 조금씩 되살려 나갑니다. 이 소설은 그렇게 ‘에피소드’라는 방식으로 현대인의 외로움과 상처, 그리고 회복을 그려냅니다. 바쁜 일상 속, 작은 대화 하나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3. 기억을 잃고, 인간을 다시 믿게 되다 – 잊었던 ‘삶의 온기’를 회복하는 여정

독고 씨는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져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이라는 조용한 일터에서 그는 점점 삶의 감각을 되찾아 갑니다. 알코올을 끊고 옥수수수염차를 즐겨 마시는 그. 말은 느리지만 행동은 진심이 깃든 사람. 작가는 독고가 과거의 실수와 마주하고, 용기를 내어 회복해가는 모습을 통해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도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이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결국 삶은 관계이고, 관계는 소통이라는 것. 독고를 중심으로 사람들은 변해가고, 그 안에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사람 냄새’ 나는 일상을 되찾게 됩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가는 길 위에 있다”는 문장은,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할 이유를 속삭입니다.

📚 『불편한 편의점』을 추천하는 이유

이 소설은 그리 거창하지 않은 이야기로,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더 몰입이 됩니다. 각자의 이유로 상처를 입은 인물들이 조금씩 서로를 바라보며 변화해가는 모습은, 우리 삶에도 분명 작은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외롭다고 느껴질 때,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을 때, 또는 삶의 방향을 잃었다고 느낄 때 이 책은 조용히 당신 곁을 지켜줄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그것이 얼마나 위대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은 바쁜 하루 끝에 문득 생각나는 따뜻한 소설입니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사람, 작은 희망의 씨앗이 필요한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